글을 써주신 분의 말씀처럼 자신의 문제를 객관화시킬 수 있다면, 그래서 타인에게 당당해질 수 있다면 병에 대해서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럴 수 있다면 굳이 병원에 다닐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랜시간 약을 먹어왔고 약의 부작용으로 여러가지 고통을 덤으로 받아왔던 저로서는 정신질환의 객관화가 정말 쉽지 않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제 나이가 마흔이 훌쩍 넘었는데도 집에서는 장가가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바로 약을 먹고 있다는 그 이유입니다. 정말 비참한 일이지요. 또 제가 교직에 종사합니다만 문제를 객관화시킨다면 아마 짤릴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보험회사에서는 신경정신과에 다닌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보험에 가입을 시켜주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차라리 암이나 다른 질병이라면 객관화시키기 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신과에 다닌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나병환자 보는 듯 하는 이런 사회... 정말 힘이 듭니다.
건승을 기원드립니다.
> 할일없이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된 이해인수녀님의 말씀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은 `자신의 병을 객관화시키라는 것이다`
>암과 투병하면서 병상에서 쓰신 그 분의 말씀중 한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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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상을 정신질환을 알아오면서 나는 내 병속에 갇혀서 나올 수가 없었다. 나의 고통이 가장 컸으므로 세상에서 나는 가장 불행한 사람이었고, 고통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주변을 탔하고, 원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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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아픔만이 유일한 것이라는 그 생각속에 나 자신을 아주 오랫동안 가두어두면서 나는 주변의 것을 보지 못했다.
>사랑하는 가족의 고통이 어쩌면 나보다 더 클 것이라는 생각도 나는 할 수 없었고, 나로인해서 사랑하는 가족부터해서 나를 아는이들이 힘들어할 것이라는 생각도 못할 만큼 나는 그렇게 주관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병을 탓하면서 이기적이 되어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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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주 주관적이었고, 이기적이었다라는 생각은 그래도 나보다 더 불행한 상황속에서도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라는 것을 알면서 잘못된 것임을 알았고..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는 그래도 행복한 사람임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그동안의 내 생각들이 많이 잘못된 것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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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쩔 수 없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남들이 보기에 작은 상처와 큰 상처가 확연히 구분이 됨에도 불구하고, 내 작은 상처가 남의 큰 상처보다 더 크게 비춰지는 지도 모른다. 어쩌면 남들의 큰 상처에 비해서 내 상처가 작다라고 당연히 생각이 되어진다면 많은 사람들은 정말로 행복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기는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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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병을 객관화 시켜야하는 것은 이런 이유인 것 같다. 내 아픔속에서 빠져나와야 나는 그래도 내가 행복하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변에 더 아픈 사람들이 많이 보여진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해인님의 말씀처럼 나는 아픈사람들의 위로자가 될 수 있기에 나는 행복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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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이렇게 아픈 사람이 없을것이라는 생각에서 조금만 마음을 열면 나는 또 나와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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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라는 것을 알고있다. 하지만 아직은 남의 눈을 많이 의식하는 우리 사회의 따가운 눈총때문에 쉬쉬하면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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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앓는 것이 절대로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죄를 지은 것처럼 떳떳하지못해야 하는 것이 나는 싫다. 그것이 사회로 부터 받는 부당한 대우와 주변의 시선때문이라고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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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아픈이들이 마음을 열고 떳떳해지길 바란다. 아주 긴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어온 수많은 편견들이 있다. 그것은 한꺼번에 바뀌어지긴 아주 힘들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가 조금씩 바뀌면서 편견은 흐려지는 것이다.
>그 중심에서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그 누구도 아닌 아픈사람 본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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