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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이 지칠때...
글쓴이 푸른나무 날짜 2009-06-10 오후 11: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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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나무 7



오늘도 집에 가다

나는 네 뿌리에 앉아

서늘한 네 몸에

더운 내몸을 기댄다

토끼풀꽃 애기똥풀꽃이 지더니

들판은 푸르고

엉겅퀴꽃 망초꽃이 피었구나

좋다

네 몸에 내 몸을 기대고 앉아

저 꽃 저 들을 보니 오늘은

참 좋다



이 세상을 살아오다

누구나 한번쯤

인생의 허무를 느낄때가 있었듯이

내 청춘도 까닭없이

죽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냥 외로웠다

이유 없이 슬펐다

까닭없이 죽고 싶었다

그러던

오늘 같은 어느날

텅 빈 네 그늘 아래 들어

서늘한 네 몸에

더운 내 몸을 기댔다

아, 서늘하게 식어오던 내 청춘의 모서리에 풀꽃이

피고

눈 들어 너의 그 수많은 잎들을 나는 보았다

온몸에 바람이 불고

살아보라 살아보라 살아보라

나뭇잎들이 수없이 흔들렸다




살고 싶었다

지금도 피는 저 엉겅퀴와 망초꽃을

처음 보던 날이었다



오늘도 나는 혼자 집에 가다

네 몸에 내 몸을 기대고

네 뿌리에 앉는다

이 세상 어느 끝으로 뻗어

이 세상 어느 끝에 닿아 있을 것만 같은

네 가지 가지에 눈을 주고

이 세상 어둠속을 하얗게 뻗어

어둠의 끝에 가 닿을 것만 같은

네 뿌리에 앉아

나는 내 눈과 내 몸을 식힌다.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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