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밤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이 좋았다. 비록 가시거리도 짧고 시야도 좁아져서 여러가지로 신경이 쓰이지만 밤운전 특유의 아늑함이 좋아서이다. 또 낮에는 차들이 붐비지만 상대적으로 밤이 늦을 수록 차도 적어서 속도도 낼수 있고....
그런데 늘 한가지 불만이 있었다. 늘 운전할 때의 친구는 CD 플레이어라는 것이다. 내 나이대 근방의 친구나 후배는 다 장가를 갔으니 그 놈들을 끌어낼 수도 없고 조곤조곤 함께 이야기하며 동해바다로 일출을 보기위해 야간 영동고속도로를 올라탈 수 있는 아낙네(?)가 늘 로망이었다.
그런데 그런 로망은 버리기로 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짝이 있으면 얼마나 재미가 없을까? 나 같이 매인곳 없이 훌훌 털어버리고 다니는 사람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기로 했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악셀을 밟으며 혼자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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