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2006-08-16 08:28]
[쿠키 건강] 최근 미국 이스턴 버지니아 의대의 제임스 F. 폴슨 박사와 연구진은 남성에서도 산후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Pediatrics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생후 9개월된 아이가 있는 약 5천여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 분석 결과, 어머니의 14%, 아버지의 10%에서 임상적으로 유의적인 수준의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연구진은 산후 우울증이 남성의 경우에는 거의 인식되지 않는다고 덧붙이며 아이를 돌보는 스트레스와 피로가 2주 이상 정상 수준 이상일 때에는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출산 후 많은 여성들은 변해버린 몸, 자신감 상실, 육아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우울증을 겪게 된다.
전문가들은 산모의 85% 정도가 간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울증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한다.
보통의 경우 불면증이나 우울함, 감정의 변화가 심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출산 후 1주일 이내 혹은 2주 정도면 증상이 완화되거나 없어지는데, 특별한 치료 없이 대부분 회복되는 이 같은 경우를 출산 후 우울증이라고 한다.
그러나 산후 우울증은 가볍지 않은데 산부인과에서는 산후우울증의 원인으로 호르몬 변화를 꼽는다.
즉, 분만 후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급격하게 떨어져 뇌신경전달물질 체계를 교란시키면서 우울증에 걸리기 쉽게 만든다는 것.
산후 우울증의 증상은 식욕이 현저히 떨어지고 육체적인 고통과 불쾌감이 사라지지 않으며, 집중력이 저하되기도 한다.
2주 이상 일반적으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면서 불면증 혹은 지나치게 잠만 자고 싶은 증상이 나타난다.
더불어 심하면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기도 하는데 멍한 상태가 지속되다가 간혹 ‘아이가 죽었다’ ‘남편이 죽은 것 같다’는 헛소리를 하는 등 불안한 상태를 보이며 우울증의 원인을 남편의 소홀함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편을 적대시하거나 차갑게 대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전체 산후우울증 환자의 50%에서 망상증상이 나타나며 약 25%가 환각을 경험한다”고 전한다.
이 같은 산후 우울증은 앞서 조사된 바와 같이 산모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드문 경우에 남성이 걸리기도 하는데 보통 산모의 사랑과 관심을 태어난 아이에게 빼앗겼다고 느끼며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유승호 교수는 “호르몬 변화 등의 생물학적 요인이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산모와 달리 남편의 산후 우울증은 출산 후 겪게 되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승호 교수는 “만약 부인이 산후 우울증에 걸렸다면 이를 옆에서 감당해야 하는 남편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자신도 산후 우울증에 걸리게 될 수 있고, 아이를 낳은 후 양육이나 미래에 대한 책임감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 교수는 “남성의 산후 우울증은 여성의 산후 우울증보다 증세와 강도가 약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을 거친다면 큰 문제없이 해결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산후 우울증은 대부분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부부가 함께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다면 더욱 더 빨리 치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성의 산후 우울증의 증가에 대해 유 교수는 “개인적 의견으로는 현대의 많은 가족의 구조가 핵가정이다 보니 육아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부부가 맡아야 하고 이에 남편이 양육 등에 쏟아야 하는 관심이 늘었을 뿐 아니라 부인이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다면 이 또한 혼자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남편이 겪는 산후 우울증의 원인이 산모들처럼 호르몬의 변화가 이유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는데, 캐나다 남성들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태교 및 육아교실에 참가한 남성들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부신피질호르몬인 코티졸이 줄어들고 에스트로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된 적이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제휴사/메디컬투데이(www.mdtoday.co.kr) 조고은 기자 ‘eunise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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